거제문화 스토리텔링의 결정판 출간…문학그림집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발행

노승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9/10 [09:40]

거제문화 스토리텔링의 결정판 출간…문학그림집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발행

노승원 기자 | 입력 : 2010/09/10 [09:40]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이사장 권민호)은 문화의 세기라 할 수 있는 21세기의 문화정책은 소수의 향유계층을 위한 문화에서 벗어나 예술 장르간의 통섭과?조화로 더욱 다원화된 현대사회의 복합문화정책을 포함한 것으로 인식하고 ‘관광거제’의 명성을 드높이고 ‘문화거제’의 이미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거제도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

2005년 미술기행을 통한 세계문명탐방展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글/김주영 외, 그림/이종구 외. 도서출판 덩더쿵)’ 서적 발행을 시작으로 2008년, 청마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거제시가 청마 유치환의 탯자리임을 문화적으로 풀어낸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도서출판 교보문고)을 출판했다. 그 이래로 2009년에는 시간이 멈춰버린 섬이라 불리는 지심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가 윤후명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은 ‘지심도, 사랑을 품다’(도서출판 교보문고)를 출간하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문화적 혼을 담은 ‘예술거제’의 이미지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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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문화거제 스토리텔링’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35인 작가들의 거제도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도서출판 경향미디어)’가 출간된다. 참여한 작가들은 모두 현재 국내 문단과 화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정상급 작가들로 지난 4월 예술기행에서 함께 호흡하고 느꼈던 그들만의 거제도를 글과 그림으로써 풀어내고 있다.???

거제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문화거제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소설‘객주’, ‘멸치’의 작가인 김주영 소설가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거제의 예술적 토양이야말로 21세기가 지향하는 문화관광상품의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이와 동시에 ‘문화거제 스토리텔링’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의 남다른 노력에 대한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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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이번 기획의도를?“스토리(이야기)는 대중들을 움직이는 무한하고 전지전능한 힘이 있다. 과학적 근거, 이성적 판단보다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에 창조적 상상력이 날개를 다는 순간 마법처럼 수많은 사람들은 움직인다”라고 말하며?“거제시도 문화적 자산 활용으로 스토리를 통해 관광객 모으고 자부심 살려야 한다. 이순신 장군과 옥포, 서불과차(徐市過此) 신화의 해금강, 고려 의종과 폐왕성, 지심도의 사랑 이야기 등 거제도는 역사, 신화, 전설, 설화, 민담이 아름다운 자연풍광처럼 무궁무진하다”며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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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는 MBC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선덕여왕’의 원작 ‘미실’의 김별아, 2007 이상 문학상과 대한민국 소설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전경린, 거제도가 고향인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하성란, 그리고 권지혜, 구효서, 성석제, 박상우, 정미경, 이현수, 등 유명 문인 15명의 거제 찬가를 글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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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 역의 대역을 맡아 직접 그림을 그렸던 김선두(중앙대 교수), 새의 비상을 한국적인 미학으로 풀어내고 있는 왕형열(단국대 교수), 풍자와 해학으로 관람자들의 잠재된 미의식을 이끌어내는 최석운, 일상의 소소한 풍경을 특유의 내면적 감성으로 풀어내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황주리, 그리고 박병춘, 오원배, 박철환, 강경구, 서용선, 윤남웅, 한생곤 등 19명의 국내 유명화가들의 그림들을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책에서 함께 만날 수 있다.

거제도를 배경으로 한 문학과 미술의 만남이 이루어진 문학그림집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는 한가위를 전후하여 전국의 유명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독서의 계절에 마음과 영혼을 살찌우고?예술이 함께 하는 거제도로의 여행을 독려하게 될 것이다. 특히 책에 삽입된 그림들은 오는 10월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경남 장승포항의 거제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서 개관 7주년을 기념하여 전시될 예정이다.

<참고> 서문:‘우리는 거제도로 갔다’를 기획하며

-‘스토리’로 사기 치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나는 사기꾼을 사랑한다. 그래서 거제시민들을 사기꾼으로 육성하여 거제도를 ‘스토리텔링’으로 사기를 쳐서 ‘객단가’ 높은 곳으로 만들자는 거다. 고인이 되신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은 “예술은 사기다.”라고 선언했으며 존경하는 유명 소설가도 “소설가는 훌륭한 사기꾼이다.”라고 일갈 하셨다. 사기꾼이란 ‘상습적으로 남을 속여 이득을 꾀하는 사람’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데 우리는 개인의 사익이 아니라 애향심으로 거제시 발전을 위한 사기를 치는 이야기꾼이 되자는 것이다.

‘스토리(이야기)’는 무한하고 전지전능한 힘이 있다. 동해안 바닷가 평범한 바위가 호국정신을 기리는 신라 문무왕의 대왕암이 되고, 용문사 천 년 묵은 은행나무가 나라 잃은 비운을 애절하게 전해주는 마의 태자 지팡이 전설과 만나는 순간 대중들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찾게 한다. 과학적 근거, 이성적 판단보다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에 창조적 상상력이 날개를 다는 순간 마법처럼 수많은 사람들은 움직인다.

세계 최고의 예술축제 탐방을 위해 영국 에든버러에 갔다가 필자도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 먼 곳까지 적지 않은 금액의 유료 버스투어를 다녀왔는데 허물어진 성과 괴물 ‘네시’가 산다는 호수를 보기 위해 온종일 개고생을 했다. 그래도 유쾌한 사기였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그 유명한 네스 호를 관광한 사람이 1%는 되겠는가? 귀국 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독일 라인 강기슭 로렐라이 언덕이나 덴마크 코펜하겐 해안의 인어상 등 그 국제적 명성과 비교하면 너무나 평범함에 사기를 당한 기분이더라는 말들을 자랑스럽게(?) 쏟아냈다.

- 스토리는 목숨도 구하고, 도시도 구하고, 나라도 구한다

특별한 존재로서의 체험의지는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존재인 인간의 허영인지 모른다. 그러나 존재하지도 않는 괴물인 ‘네시’를 보러오라는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투어처럼 새롭게 전설이나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 지역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하여 감성소비를 유도하는 치밀한 전략을 진행하는 도시들이 많다.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에 목말라하는 관광객들을 유치하려고 스토리에 지역발전의 희망을 걸은 것이다.

허구인 소설을 이용해 전남 장성군은 영국 노팅엄의 로빈 후드 이야기를 벤치마킹해 홍길동 생가와 테마파크 조성, 캐릭터 개발 등 문화산업에 올인 했다.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 이탈리아 베로나는 ‘줄리엣의 집’을 만들어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이 외에도 지역 문화마케팅을 위해 전대미문의 사기를 치고 있는 도시들이 많은데 대중들은 실존인물인 지가 중요하지 않다. 지친 일상에서 감성으로의 일탈을 위해 감동이나 재미를 주는 이야기에 매혹되고 기꺼이 지갑을 연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그럼 천일야화(千一夜話), 즉 ‘아라비안나이트’의 유래를 알 것이다. 왕비의 불륜에 진노한 왕은 세상의 모든 여성을 증오해 첫날밤을 보낸 신부마다 죽였다. 살아남기만 하면 부귀영화와 가문의 영광인 왕비가 되는데 미모, 노래, 춤, 방중술 등 콧대 높은 여자들이 도전했지만 싸늘한 주검으로 새 아침을 맞이했다.

나라가 부도, 아니 혁명이나 폭동으로 망할 찰나 잔 다르크 같은 구국의 영웅이 나타난다. 칼과 창, 갑옷으로 무장한 근육질의 사내가 아니라 빈손의 연약한 소녀였다. 현명하고 창의적인 여성 세헤라자데는 천 일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로 왕을 개과천선 시켜 자신을 구하고, 왕국의 수많은 처녀들을 구하고, 나라도 구해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 예술에 담아 ‘유일무이’로 차별화해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창조에는 격이 있어야 한다. 같은 회사의 물감과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도 ‘누가 그렸는가’에 따라 그냥 줘도 싫다는 그림이 있고 우편엽서 크기인 1호에 수백,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그림이 있다. 똑같은 재료로 음식을 해도 맛집으로 소문나 문전성시를 이루는가 하면 똥파리만 날리는 가게가 있다.

맛있는 요리를 위해서는 신선하며 독특한 재료가 필요하고, 멋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빨주노초파남보 등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필요한 것처럼 선택과 집중, 역발상,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요리사나 화가가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에 담아야 한다! 문화적 독창성, 지역 정체성, 상상력, 철학, 전문성 등으로 “최초, 최고”로 유일무이(唯一無二)하게 창조해야 한다.

왜 서울 등 대도시의 고급 백화점들이 그 비싼 곳에다가 문화센터, 갤러리 등을 만드는가. 고급 백화점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의 객단가가 일반 고객보다 1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문화를 체험하려는 사람들에게 상품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에 차별화된 고객 프리미엄 전략으로 유혹하는 것이다. 명품도시로 가는 길, 이젠 ‘양’보다 ‘질’이다.

조선 불황, 거가대교 개통 이후를 대비해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다. 그 중 문화적 자산 활용으로 스토리를 통해 관광객 모으고 자부심 살리며 돈도 벌자. 이순신 장군과 옥포, 서불과차(徐市過此) 신화의 해금강, 고려 의종과 폐왕성, 지심도의 사랑 이야기 등 거제도는 역사, 신화, 전설, 설화, 민담이 아름다운 자연풍광처럼 무궁무진하다.

이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을 ‘말 한마디가 천 냥을 번다’로 고쳐야 한다. 이웃 통영이 고향인 김춘수 시인의 시를 차용하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는 게 아니라 돈이 된다.” 얘깃거리, 없으면 만들면 되고 있으면 퍼뜨리자. 거제도 이야기 자원이 많다구?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스토리 관광자원화에는 창조적 리더십과 진정성이 담긴 실행이 중요하다.

2010. 9. 1.
김형석/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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